서울수집, 숨가쁜 도시에서 발견한 쉼 - 갤러리 프로젝트 전소희 작가 인터뷰

2023-11-30

청년 작가를 지원하는 2023년 갤러리 프로젝트 두 번째 전시는 <서울수집> 전소희 작가입니다. 서울 곳곳의 모습을 수집하여 그림을 통해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전소희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전소희 작가의 <서울수집>은 알파라운드에서 1월 4일까지 전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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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소희 작가


Q. 전소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미지 수집가 전소희입니다. 사진과 회화작업을 하고 종이상자로 크래프트 작업을 합니다. 이번 전시는 브리즈 아트페어 정지연 대표님께서 청년 창공 라운드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셨고, 청년 창공 라운드 프로젝트가 자립이라는 키워드를 이어 나가는 제 작업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서울’이란 공간은 작가님에게 어떤 곳인가요?

낯설기만 했던 서울에서 홀로 살아가면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는 복잡해 보이는 도시 속에서 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수집>을 통해 현재 주된 거처인 용산구와 노원구에서 수집한, 내가 안식하고 쉼을 느끼는 순간들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매력적으로 느끼는 부분을 수집하여 그림에 담고 나면, 낯설게 느껴졌던 공간이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닌 누구보다 잘 아는 공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낯선 도시에서 이미지를 수집해 나가며, 점점 이 도시가 제 삶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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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한강로3가, 45.5x53cm, oil on canvas, 2023


Q. ‘한강로 3가’ 작품의 나무와 같은 자연물에 분홍 나선형의 다소 엉뚱한 조형물, 녹사평대로에 등장하는 해파리 같은 형상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긴장 같은 것도 느껴지고요. 어떤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나요?  

일상적인 풍경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이미지를 발견하거나 실제 이미지를 약간 뒤틀어 현실의 풍경과 동떨어져 보이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타인들은 모르는 나만 아는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Q. 작품 제목에 주소를 붙인 형식이 흥미로웠습니다. 제목을 주소로 표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품에 붙여진 주소는 수집한 장소의 실제 주소입니다. 구체적인 주소로 명시된 제목들은 현실 속에서 나만이 발견해 낸 공간 이미지라는 것을 극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집한 이미지를 작업으로 옮기고 주소를 붙이는 데에서 도시 지도에 핀을 꽂는 행위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이를 통해 저는 서울이란 낯선 곳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자립 지도를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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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녹사평대로, 60.6x72.7cm, oil on canvas, 2023


Q. 작업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어린 시절부터 풍경을 구경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면 말없이 앉아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바뀌는 창밖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두리번거리며 탐색하듯 구경합니다. 이런 취미 덕분에 저는 매일 다니던 길목에서, 처음 방문하는 곳에서도 흥미로운 구석을 찾아내곤 합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수집해 작업으로 옮깁니다. 


Q. 작가로서 표현하고 싶은 정서와 테마는 어떤 것인가요? 

안락과 쉼이 느껴지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언제나 정적과 평온함이 느껴지는 공간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모순된 풍경에서 느끼는 감정을 작업에 녹여내고 싶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접한 분들의 다양한 반응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인상적인 반응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작업실에서 작업을 할 때 종종 제 작업을 정확히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 스스로 모호함을 느끼곤 합니다. 언젠가 전시장에서 만난 분이 제 작업에서 ‘쉼’이 느껴진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순간 작업을 통해 무엇을 구현하고자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기억은 작가 활동을 하는 제게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Q. 계획하는 작업과 활동은?

우선 이번 전시처럼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한동안은 사진보다 회화 작업에 힘을 쏟았었는데 내년에는 회화 작업과 사진 작업의 균형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알파라운드에서 작가님 작품을 감상하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입장으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제 전시를 보고 잠시나마 안락과 쉼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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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알파라운드 <서울수집> 전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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