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은행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창업 초기의 사회적기업을 응원하기 위해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2021 소셜챌린지α 청년 소셜벤처 제품 기획전’을 실시했습니다. ‘소셜챌린지α’ 사업에 최종 선정된 9개소가 제작한 참신한 신제품들의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참여기업들은 우수한 아이템의 시장 검증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널리 홍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바른핑거스(주)는 환경 이슈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가정에서도 몸소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친환경 주방세제 ‘제로빈(Zerobin) 설거지 비누’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포터들의 열띤 성원에 힘입어 목표 금액을 상회한 펀딩을 달성한 바른핑거스의 서수정 대표를 만나 ‘사람과 자연에 이로운 길’을 뚝심 있게 걸어가는 사회적기업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바른핑거스(주)의 서수정 대표 >

청소년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중 사회적기업에 도전하기 위해 현장을 떠난 서 대표는 함께 했던 청소년들이 훗날 본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느낀 후 일상 속 해결 방안을 고민해온 서 대표는 집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공간이 주방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개개인이 환경 문제 해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방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질 오염을 유발하는 기존 비누와 플라스틱 수세미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주방용품들을 고안했습니다.”

< 바른핑거스(주)의 오프라인 매장 >

2020년 바른핑거스를 설립한 서 대표는 ‘사람과 자연에 이로운 설거지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주방용품 브랜드 ‘선선한 주방’을 내놓았습니다. 생태계 파괴의 원인인 화학 성분(합성계면활성제, 인산염)을 배제하고, 생분해성과 EWG 등급(미국 비영리 환경단체의 화장품 안전성 평가 기준)이 높은 성분(수산화나트륨, 식물성·동물성 유지)으로 만든 비누, 천연 삼베 수세미를 자체 개발하고 나주시에 오프라인 매장도 개장했는데요.

이렇게 자원 순환에 기여한 노력은 고용노동부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과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참가라는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에 출품한 제품들 >

그러나 곧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수요가 자사 제품의 실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찾아 제품 경쟁력을 검증 받고 반응을 알아볼 기회가 절실했던 시점이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펀딩 플랫폼을 제공하는 청년소셜벤처 기획전을 알게 되었을 때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습니다.”

펀딩 신청 제품 ‘제로빈 설거지 비누’는 엄정한 피부자극 및 유해물질 검출 실험으로 안전성을 검증받았다고 하는데요. 식기에 남는 잔향을 방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향기를 뺐을 뿐 아니라, 합리적인 성분 배합을 통해 제품 단가를 낮춰 펀딩 목표의 560%에 달하는 금액을 모집하는 기특한 효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제품 설계 시 가격 경쟁력과 세척력에 가장 주안점을 두었다는 서 대표는 ‘착한 가격’과 ‘풍성한 거품’을 칭찬하는 서포터들의 호평을 접했을 때, 전략이 주효했다는 확신이 들어 무척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 제로빈 설거지 비누(왼쪽)과 친환경 설거지 스타터 세트(오른쪽) >

전문성과 수익모델을 갖추고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사회적 역할 수행’도 가능하다고 강조한 서 대표는 올해의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펀딩 모집금액을 ‘선선한 주방’의 신제품 라인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올해 고농축 고체 주방세제와 EM(발효미생물) 공법을 활용한 천연 수세미를 생산할 준비도 마친 상태입니다. 또한 기업들이 친환경 기념품 및 답례품을 맞춤 주문할 수 있는 웹서비스의 개발을 야심차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서 대표는 환경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지만 선뜻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한 사람의 진심이 모이고 모이면 세상과 자연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세제 하나 바꿨다고?’, ‘나 한 명 달라진다고?’라는 말로 회의하기보다는 씽크대 앞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에 옮겨보시길 권해드릴게요.”

사회적기업가로서 자신이 공동체 내에서 더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지, ‘친환경’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경쟁력을 갖춘 제품 안에 담아낼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서수정 대표의 열의를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불꽃 하나가 세상을 밝히고 물 한 방울이 바다를 만들듯이, 바른핑거스가 제안하는 작지만 소중한 실천들이 모여 전 세계적인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마중물이 되리라 믿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은 사회적기업의 혁신적인 제품이 경쟁력을 검증받고 다양한 고객층을 만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성장지원사업을 전개시켜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