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두근두근 충만, 다채로운 부여 일상을 위하여! - 부여안다 김한솔 대표 인터뷰

2024.02.02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백제 문화유산을 간직한 역사 도시 부여. 한적한 도시에 다양한 비트를 전송하는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지역 청년 공동체 ‘부여안다’ 입니다. 부여안다는 2023 지역 청년 지원사업에 참가한 단체로, 작년 9월에 시민 뮤지컬 ‘부여비트’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부여 일상에 리드미컬한 선율을 더해주는 부여안다의 활동기가 궁금하여 김한솔 부여안다 대표와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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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한솔 부여안다 대표


Q. 김한솔 대표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양에서 태어나 화성 수원 용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일하다 지금은 부여에 사는 김한솔입니다. 부여와의 인연은 대학 졸업 후 청년 주거 빈곤과 도시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사회적기업에서 일한 것에서 비롯됐는데요, 그때 전국의 활동가들과 연결되었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서 부여를 여행했던 것이 부여와의 첫 인연입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백마강과 넓은 하늘, 포근한 바람 냄새가 참 좋았습니다. 또 자기 공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서두르지 않는 정서 등 부여 여행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 이후에 부여에서 1년 계약직 일자리와 숙소를 제안 받았어요. 1년 시골살이라면 해볼 만하겠다 싶어서 부여에 내려온 것이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4년 차에 접어든 지금, 지역에 처음으로 소속감을 느끼게 됐어요. 우리 동네와 내 이웃이 생겼거든요. 언제든 돌아가고 싶고 돌아갈 수 있는 곳, 마음에 안정을 주는 풍경과 소중한 사람이 있는 곳이 고향이라면 저는 부여를 제 고향이라고 하겠어요.

Q. 부여안다는 어떤 곳인가요?
부여안다는 문화예술로 부여를 활기 있게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공동체입니다. 각자의 이유로 부여에 살고있는 청년들이, 자신의 삶과 일상을 재미나게 보내고 싶어서 모였어요. 요리사, 책방지기, 심리상담사, 배우, 대장장이, 회사원, 역사 가이드 등 모두 다른 직업을 가졌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커뮤니티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시, 게임, 댄스, 영화 등 모임 중심으로 운영을 했어요. 또래 친구들을 계속 모으고 싶어서 파티도 열었고요.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죠. 로컬 이야기, 교환 일기 등을 편집해서 매거진 ‘부여안다’를 출판했습니다. 그다음은 공간을 만들었어요. 우리의 아지트이자 더 진하게 부여를 경험하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죠.
그리고 2022년 청년 세대를 넘어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게 됐어요. 그것이 바로 시민 뮤지컬 ‘부여비트’입니다. 춤과 노래만큼 나이 성별 출신을 뛰어넘어 어우러지게 만드는 장르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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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여비트 공연 현장


Q. 청년들에게 부여는 어떤 곳인가요? 
청년들에게 부여는 선택지가 적은 곳이에요. 일자리가 많지 않아 취직보다는 창업?창직이 더 적합한 곳이기도 하고요. 창업을 시작할 만큼 자신의 색깔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기대하는 친구들은 오래 머물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반면에 추구하는 것이 명확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청년에게는 오히려 블루오션인 곳이기도 해요. 풍부한 역사 문화자원이 있고, 거대한 농업으로 파생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할 수 있어요. 로컬 푸드는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 교육, 콘텐츠 제작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요. 

Q. 그간에 했던 활동 중에서 특별히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부여비트’입니다. 세대와 출신을 통합하는 전무후무한 시도였어요. 조용한 동네에 벌어진 파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었어요. 모여서 고기 굽고 영화 보고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따스한 경험으로 부여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고 느꼈어요. 
그 긍정적인 에너지는 계속해서 뻗어나가고 있어요. 열 세 살 어린이는 엔터테이너의 꿈을 갖고 예고 진학 준비를 시작했고, 방 안에 고립되어 있던 한 청년은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고요. 몸이 불편해 삶을 포기하려 했던 육십 대 할머니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 이렇게 많다며 살아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아마추어 시민들의 뮤지컬 도전, 전석 매진 등의 수치적 성과를 넘어 개개인의 일상을 두근거리는 것으로 바꿔놓는 것, 부여 일상을 밝고 유쾌한 것으로 바꿔놓는 것은 제게 아주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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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여안다 활동 모습


Q. 지역 청년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지점들, 도전해야 했던 것들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어요. 의지와 패기는 좋으나 부여에서는 힘들 거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실망과 단념이 만연한 분위기에 지칠 때도 있었어요. 여전히 ‘아무개 조카의 친구’라면 금방 해결될 일을 연고가 없어서 놓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꿋꿋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해요. 청년들이 그 흐름을 바꿔나가고 있음을 알아주는 분들도 생겨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저는 부여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제가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계속해서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면 부여는 분명 달라지고 있어요!

Q. 현재 부여안다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 영역과 전략은 어떤 것인가요?
부여안다는 청년들의 느슨한 연대로 움직여요. 조직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시도하면서 나의 일상과 부여 라이프가 재미있어지기를 바라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A와 B가 시민 뮤지컬을 기획하고 추진하면 C와 D가 참가자로 함께 한다거나, 같은 시기에 E와 F는 북 콘서트를 열기도 해요. 요즘에 친구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사업을 단단히 하고 협업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일이에요.
올해는 공동 창업 공간 ‘두부(두근두근 부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앙시장 내 2층짜리 공동 건물에 여러 청년 브랜드가 입점하여 북적북적한 공간을 만들 거예요. ‘뭉치면 재미있다!’를 증명해 냈으니, ‘뭉치면 잘 번다!’도 증명해 내려고요. 

Q. 부여의 청년 활동 활성화를 위해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상대적으로 경제적,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주거와 일자리를 지원이 필요해요. 주거 지원은 월세 지원 같은 형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봐요. 일자리 지원은 자립과 정착을 위한 센터와 조직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요. 창업지원이나 프로젝트 자금 같은 것도 지역 청년 활동의 마중물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은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라고 생각해요. 세대 간극과 지역 소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여에 더 많은 이주민이 와야 해요. 새 삶의 가능성을 찾아 연고 없는 지역에 온 청년들에게 경계를 풀고 따뜻하게 손 내밀어주는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Q. 사회연대은행의 지역 청년 지원사업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무엇보다도 정서적 지지를 받았어요. 지역 활동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지원해 준다는 것만으로 저희는 존재 이유를 얻었거든요. 그리고 타지역 청년들과 교류가 많은 자극과 격려가 됐어요. 친구들의 아이디어와 기획, 행동력을 보며 많이 배웠고 그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활동가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할 수 있었어요. 이번 사업을 통해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것’이 실현할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그 결과 부여살이를 연장한 친구들, 새롭게 부여살이를 결심한 친구들이 생겨났어요.
다양한 사업을 경험했지만, 지역 청년 지원사업은 청년의 입장에서 그 가치가 실현되도록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각 단체를 품어준 사회연대은행과 고생하신 실무진에게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합니다. 

Q. 부여에서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부여에 매력적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프리랜서 청년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 그룹을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일들과 모임이 상시로 일어나는 커뮤니티 형태의 그룹과 함께 일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조직 이렇게 두 가지 트랙으로 부여안다를 재정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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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여비트 참가자들과 함께

“부여에서 무언가 이루겠다는 거대한 목표나 비전보다는 접시가 오가는 마을 공동체에서 사랑과 감사함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할머니 되기를 꿈꾼다”는 김한솔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10년 20년 30년 후 부여 일상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그려봅니다. 젊은 세대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있을 김한솔 부여 할머니의 멋진 삶을 기대합니다. 사회연대은행은 지역에서 새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생동감 넘치는 삶을 만들어가는 청년들과 늘 함께 하겠습니다.   


*부여안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uyeo_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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