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상공인 기회_11번가 상생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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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은 팔렸는데 돈이 사라졌다?

온라인 셀러의 자금 공백을 잇는 11번가 희망쇼핑 소상공인 상생대출

여름이면 오싹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온라인 셀러에게는 더 서늘한 순간이 있습니다. 주문은 들어왔고 상품도 팔렸습니다. 고객에게 배송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통장에는 돈이 없습니다. 판매 대금이 정산되기 전까지 재고 구입비와 원재료비, 광고비 등을 먼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출은 발생하지만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없는 상황.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는 동안 많은 온라인 셀러 소상공인이 반복해서 마주하는 ‘정산 전 자금 공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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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커지는데 사장님의 통장은 왜 빠듯할까요

2026년 5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 130억 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3% 증가했습니다.[1] 온라인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의 성장과 개별 판매자의 경영 안정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연대은행이 11번가 희망쇼핑 소상공인 상생대출을 통해 확인한 온라인 셀러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습니다.

– 팔기 전에 먼저 나가는 돈

온라인 판매자는 주문을 받기 전 일정 수량 이상의 재고를 먼저 확보하고, 원재료와 포장재, 디자인 비용 등을 먼저 지출해야 합니다. 판매 기회가 있어도 재고 확보 자금이 부족하면 주문에 대응하기 어렵고, 판매량이 늘어도 추가 재고를 마련하지 못하면 품절과 배송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참여자들에게는 재고·원재료 구입비뿐 아니라 임차료, 기존 대출 상환금, 광고·마케팅비, 디자인과 포장 개선비도 주요 부담으로 나타났습니다.

– 팔린 뒤에 늦게 들어오는 돈

온라인 판매에서는 상품 판매 시점과 실제 판매대금이 입금되는 시점 사이에 시차가 발생합니다. 정상적인 정산 주기만으로도 소상공인에게는 자금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정산이 늦어지면 재고 구입과 임차료 지급, 대출 상환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재고를 직접 매입하지 않는 위탁판매도 예외는 아닙니다. 리빙·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위탁판매를 6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 참여자는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구매 확정이 늦어지거나 플랫폼 정산 주기가 남아 자금이 묶인 상태에서, 반품 환불금과 공급사 물품 대금 입금일이 동시에 찾아왔을 때”를 꼽았습니다. 정산금은 들어오지 않는데 공급사에 물건값을 먼저 치러야 다음 발주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시기에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까지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당시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긴급경영안정자금에 접수 초기부터 1,483억 원이 신청됐다는 사실은, 정산 문제가 입금 지연에 그치지 않고 사업 지속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보여줍니다.[2]

흑자여도 문 닫는 이유, ‘유동성’이라는 말

여기서 잠깐, 조금 낯설게 들릴 수 있는 말을 짚고 가겠습니다. 바로 ‘유동성’입니다.

유동성은 ‘자산을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를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장부상으로는 돈을 벌고 있는데 통장은 비어 있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물이 가득 담긴 큰 물탱크를 갖고 있어도 수도관이 얼어 있으면 당장 마실 물 한 컵을 구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온라인 셀러에게 정산 대기 중인 판매대금은 ‘언젠가는 들어올 돈’이지만, 이번 달 임차료를 내야 하는 오늘의 입장에서는 없는 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 짧은 공백이 사업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재고를 못 사면 다음 판매를 할 수 없고, 판매를 못 하면 다음 정산도 없습니다. 자금 공백이 매출 공백으로, 매출 공백이 다시 더 큰 자금 공백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사업 자체가 안 돼서가 아니라, 며칠에서 몇 주에 불과한 이 공백을 넘기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자금은 반드시 ‘큰돈’이 아닙니다. 필요한 순간에, 감당할 수 있는 조건으로 닿는 돈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캔들 공방부터 수영복 디자이너까지, 제도권 금융 밖에서 만난 작지만 결정적인 300만 원

계절상품이나 유행에 민감한 상품은 성수기를 앞두고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예상만큼 판매되지 않으면 재고가 남고, 원재료와 상품 매입가격이 오르더라도 판매가격을 바로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1인 사업자는 사업 자금과 생활 자금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매출이 줄거나 정산이 늦어지면 사업 운영뿐만 아니라 생활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희망쇼핑 상생대출 사전 조사에서 응답자의 95.5%는 상생대출이 자금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고, 소상공인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자금지원’을 직접 선택한 비율도 84.1%였습니다. 응답자의 54.5%는 지원사업이 없었다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렸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대부업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응답도 31.8%로, 약 3명 중 1명에 해당했습니다.

필요한 순간에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의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 결국 가족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카드론 등 금리 부담이 큰 금융수단을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참여자는 일반 금융기관과 희망쇼핑 상생대출의 차이에 대해 “신용도와 기존 대출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운전자금의 필요성과 사업성, 상환을 위한 노력을 함께 살펴본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참여자들도 무이자 조건과 소상공인의 상황을 고려한 심사 방식을 주요 차이로 꼽았습니다.

“일반 금융기관은 사업자를 신용 점수만으로 평가해 성장 가능성을 배제하고, 심적으로 위축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상생대출은 사업의 상황과 가능성을 보고 많은 대화를 이끌어 주셔서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인터뷰였어요. 어디서도 말하지 못했던 사업의 고충과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대안과 조언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비대면 심층심사 때 합리적인 질문과 대화를 통해 기회를 주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엄격한 자리여서 긴장됐지만, 다시 일어설 희망이 보여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대출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반려하지 않고, 사업자의 상황 개선 의지가 보이면 기회를 주신다는 점이 기존 금융과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앞서 소개한 위탁판매 참여자는 심사 과정 자체가 사업을 점검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족한 돈을 메우는 것을 넘어, 내 사업의 정산 시점과 지출 시점의 시차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차이는 심사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제출된 서류와 신용점수와 같은 정량적인 정보를 중심으로 상환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반면 상생대출 심사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심사자와 사업자가 사업 자금의 회전 구조와 정산 주기를 함께 살펴봅니다. 자금이 언제,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업자는 자신의 정산일과 지출일을 하나씩 확인하며 사업의 자금 구조를 점검하게 됩니다. 

300만 원이 만든 ‘다음 판매의 시간’

11번가 희망쇼핑 소상공인 상생대출은 온라인 판매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300만 원을 무이자로 지원합니다. 대출 기간은 1년이며, 매월 원금을 나누어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300만 원은 큰 금액은 아닙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규모를 키우기에는 부족한 금액입니다. 그러나 이 자금의 가치는 규모가 아니라 시점에 있습니다. 다음 재고를 발주해야 하는 날, 임차료 납부일, 정산일까지 남은 2주. 그 짧은 구간을 넘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사업의 존폐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사후조사에서 응답자의 91.7%는 대출이 실제 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대출금 사용처는 재고 확보 50.0%, 임차료·인건비 등 운영비 41.7%, 광고·프로모션 등 마케팅비 16.7%였습니다.

사용처가 말해주듯, 대출금은 새로운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 상품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데 주로 활용되었습니다. 확장을 위한 돈이라기보다는, 멈추지 않기 위한 돈이었던 셈입니다.

앞서 소개한 위탁판매 참여자도 역시 상생대출을 통해 자금 공백으로 중단될 뻔했던 공급사 대금 선입금과 발주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 주문을 취소하지 않고 판매를 이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꼽은 가장 큰 변화는 매출이 아니라 거래처와의 관계였습니다. 

“대금 지급이 지연될 위기를 넘기면서 공급사와의 거래가 끊기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고, 자금 압박으로 인한 조급함이 사라지면서 고객 대응에도 훨씬 더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금 공백이 흔드는 것은 매출만이 아닙니다. 대금을 제때 치르지 못하면 몇 년에 걸쳐 쌓아온 거래 신뢰가 흔들리고, 조급해진 상태에서는 고객 대응도 어려워집니다. 한 번 끊어진 거래 관계는 자금 사정이 나아진 뒤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필요한 시점에 자금 공백을 메우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그 기간에 잃는 것이 매출에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연대은행이 2026년 7월 기준으로 참여업체의 공개 판매채널과 사후관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약 91%가 사업을 계속 운영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참여업체가 사업을 유지한 이유를 상생대출 하나의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업자의 노력과 상품 경쟁력, 시장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참여업체 상당수가 상환을 이어가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은, 무이자 운전자금이 다음 판매를 준비할 시간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참여자들은 “나도 지원받을 자격이 있다는 안정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의지”, “기관과 지역사회의 응원을 받는 느낌”을 변화로 꼽았습니다. 한 참여자는 사업을 접는 것까지 고민하던 시기에 한 달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이 필요했고, 마침 지원받은 자금으로 급한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온라인 셀러에게 금융은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음 재고를 준비하고, 임차료를 지급하고, 다시 상품을 판매할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업을 계속해도 된다는 심리적인 여유는 금융 지원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다만 응답자의 66.7%는 희망쇼핑 상생대출 이후에도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300만 원이 단기적인 자금 공백을 잇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후속 금융과 판로, 마케팅 지원도 함께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소상공인이 만든 후원금이 다른 소상공인의 기회로 

희망쇼핑 상생대출의 또 다른 특징은 대출 재원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있습니다.

11번가 ‘희망쇼핑’은 판매자가 등록한 희망상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면 후원금이 적립되고, 이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해 사회에 환원하는 판매자·소비자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3]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렇게 조성된 후원금이 일회성 지원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후원금은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온라인 소상공인을 위한 무이자 대출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과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참여가, 또 다른 소상공인의 사업 자금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11번가 희망쇼핑이 택한 ‘금융 방식의 기업 사회공헌’입니다. 

금융형 사회공헌은 지원받은 자금이 상환을 통해 되돌아와 다음 대상자에게 다시 지원되기 때문에, 같은 재원으로 더 많은 소상공인을 반복해서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재원의 지속성뿐 아니라, 지원받는 사람의 역할도 달라집니다. 지원받은 소상공인은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성실한 상환을 통해 다음 소상공인의 기회를 함께 만드는 선순환의 참여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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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 희망쇼핑 기금 순환 구조

오늘을 지킨 자금, 이제 내일을 준비합니다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 뒤에는 정산일까지 버텨야 하는 소상공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언제나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재고를 한 번 더 구입하고, 다음 달 임차료를 내고, 다음 계절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순간에 닿는 자금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함께 만든 후원금이 한 사업자의 오늘을 지키고, 상환한 자금이 또 다른 사업자의 내일을 엽니다. 11번가와 사회연대은행이 만들어가는 상생금융의 선순환은 멈추지 않고 내일을 위해 흘러가고 있습니다.

글 작성 :  최윤영 (11번가 희망쇼핑 소상공인 상생대출 담당)


[출처]

[1] 국가데이터처 – 온라인쇼핑 동향

[2] 중소벤처기업부 긴급경영안정자금 – 티몬·위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 1,483억원 접수

[3] 11번가 희망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