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역 청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2025년 BY LOCAL 청년희망터 사업을 돌아보며

[지역 청년 기획기사 ①] 지난 1년간 지역 곳곳을 누비며 기록한 [2025 BY LOCAL 청년희망터] 사업의 현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역청년 1월최종본 sm

BY LOCAL 청년희망터 실무를 맡으며 지난 1년간 전국의 지역을 오가며 지역의 수많은 현장의 기획·운영 과정에 함께하며 청년들의 고민과 선택, 지속의 조건을 가까이에서 지켜봤습니다.

이들은 지원사업 마감일에 쫓기면서도, 재정 불안을 안고도, 자신들이 선택한 지역에서 묵묵히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청년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몇 년 더 이어갈 수 있을까요?” 이 질문 앞에서 실무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길을 찾아온 여정을 담아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몇 년 더 이어갈 수 있을까”

지역으로 들어온 청년들은 변화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떠났던 고향을 다시 찾아서, 고향이 아닌 낯선 지역을 선택해 정착하고, 공익활동을 벌이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문제는 ‘계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지역 청년 정책은 많지만, 대부분 1~2년 단위 사업비 지원에 그칩니다. 사업이 끝나면 다시 원점입니다. 재정은 다시 불안정해지고, 고용한 사람을 유지할 수 없으며, 단체는 다시 활동가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게 됩니다. 결국 많은 청년들의 활동은 의욕과 소진 사이를 오갑니다.

경남 거창의 ‘될농’ 이건희(34) 대표는 농협중앙회 청년농부사관학교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거창을 선택해 정착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창업 지원 기간은 3년으로 짧고, 월세 지원도 1년·월 20만원에 그칩니다. 청년 주거 확대와 판로 개척, 정보 제공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해요.”[1] 경남 창원에서 지역 문화기획 단체 뻔한창원을 이끄는 윤인철(30대) 대표 역시 “창원에는 청년이 없어서가 아니라, 청년이 계속 남아 함께할 수 있는 판이 없어요. 문화기획이 취미나 이벤트로만 소비되지 않고, 일자리와 조직으로 이어지려면 중장기적인 지원과 신뢰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지역 청년들이 부딪히는 문제는 돈만이 아닙니다. 혼자 고민하던 문제를 설명할 언어가 없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연결될 기회가 없으며, 활동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 노하우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의지로 답할 수 없는 “지원사업은 많은데 왜 청년은 남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나오게 됩니다.

사업비를 넘어선 접근—세심한 설계가 만드는 차이

민관협력 방식의 ‘BY LOCAL 청년희망터’[2]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사업비를 주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청년 단체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에 맞춘 비재정적 지원을 함께 설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재정 지원(단체당 최대 4,500만 원)과 함께 성과관리, 교육,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분야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북 의성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의 이수길 매니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초기 단계의 팀들은 지향하는 것을 ‘실험’하는 것에 투자 받기 쉽지 않은데, BY LOCAL은 정말로 단체가 필요로 하는 활동을 지원해줬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청년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입니다. 청년들이 혼자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라, 지역을 넘어 서로 연결되고 배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충북 청주 ‘오소록’의 변상이(33) 대표는 “청년희망터가 각자 고군분투하던 청년들에게 네트워크의 힘을 일깨워줬다”며 “재정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는 비재정적 지원이 확대된다면, 지역 소멸 시대에 청년의 움직임이 분명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3]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역청년 워크숍 1 sm
(사진) BY LOCAL 청년희망터 2025년 워크숍에 참가한 청년들

세심한 접근이 만든 변화들

이런 접근은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경남 거창의 ‘될농’은 딸기 농장을 800평에서 2,000평으로 확장했고, 귀농 경험자에서 귀농 멘토로 변신했습니다.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어 2027년까지 실전 농·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충북 청주의 ‘오소록’은 문화예술로 마을 주민 20명에서 100명 이상을 연결했고, 전남 나주·고흥 청년 단체와 협력해 지역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제주의 ‘경력잇는여자들’은 경력 단절 청년 엄마들을 매년 20명씩 돌봄 강사로 배출하며 100여 가구에 육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 ‘7AM 모든 순간을 칠하다’의 이용권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역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느끼는 문제와 고충을 지자체,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단체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줬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것에는 정말 많은 시간과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데, BY LOCAL 사업이 그 뒤받침이 되었습니다.”

2025년 BY LOCAL 청년희망터를 통해, 한 해 동안 공익활동 청년 460명, 협력기관 247개소, 생활인구 3,874명, 취·창업 23명, 일자리 창출 346명, 단체 매출 증가 5.4%, 법인화 2개소라는 귀중한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2025년 BY LOCAL 사업 현황

공익활동 참여 청년460명
연대∙협력기관247개소
생활인구[4]2,919명
취·창업23명
일자리 창출346명
매출증가(청년희망터 사업을 통해  증가한 단체 수익)5.4%
법인화2개소
자료: BY LOCAL 청년희망터 4기 임팩트측정 보고, 측정 수행기관 – ㈜ 한국사회가치평가

지역 소멸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지역 소멸은 새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다른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IT 기술 발전으로 지역에서도 온라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SNS로 지역 브랜드를 알릴 수 있으며, 스마트 기술로 전통 산업을 혁신할 수 있습니다. 배송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도 전국 소비자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경남 함양 ‘이소’의 최학수 대표는 “초기에는 행사 단위의 협조 관계였으나, 지금은 공동기획과 브랜딩 협력 형태로 발전했으며, 인접 지역으로 청년문화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시간과 구조를 청년들에게 주는 것입니다. 1~2년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시간. 혼자가 아니라 네트워크 안에서 배우고 협력할 수 있는 구조. 재정만이 아니라 조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 컨설팅. 이것이 지역 청년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한 지역 활동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은 참여자가 아니라 변화를 먼저 만드는 주체라는 걸 지역이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청년이 움직일 수 있는 시간과 구조가 주어졌을 때, 지역은 실제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청년 지원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세심하게, 지속 가능하게, 함께!

지역청년 워크숍 고화질 16 sm
(사진) BY LOCAL 청년희망터 2025년 워크숍에 참가한 청년들

글 : 이지민 (함께만드는세상 ‘BY LOCAL 청년희망터’ 담당자)

[지역 청년 기획기사 ②] 함양, 작은 지역이 일상의 실험실이 될 때 – 경남 함양 청년 커뮤니티 ‘이소’ 최학수 대표 인터뷰


[1] 출처: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5>MZ농부가 이끈 귀촌 새바람, 서울신문, 2025-09-18 https://www.seoul.co.kr/news/plan/youngman_area_future/2025/09/19/20250919008001

[2] BY LOCAL 청년희망터는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이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삼성생명, 삼성물산, 행정안전부와 함께 지역활성화를 위해 청년들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1에 시작됐다.

[3] 출처: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변상이 ‘오소록’ 대표, 서울신문, 2025-09-23 https://www.seoul.co.kr/news/plan/youngman_area_future/2025/09/24/20250924009002

[4]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관계없이 일정 기간(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특정 지역을 방문해 경제활동/통근/관광/휴양 등 다양한 목적으로 체류하게 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