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청에서 자원순환 업무를 담당하는 30대 손정락 후원회원. 시민들에게 쓰레기 배출방법을 안내하는 라디오 중간광고를 녹음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특유의 활력이 담겨 있습니다. 그 긍정적 에너지는 기부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정기후원 출금 안내 문자가 오는 날이면, 그는 잠시 멈춰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오늘도 어딘가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갔겠구나.”
자립준비청년, 금융위기가구, 소상공인, 사회적경제조직, 일반후원까지. 현재 사회연대은행의 거의 모든 기부 항목에 참여 중인 손정락 후원회원은 기부가 자신의 일상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를 위해 춘천에서 서울까지 흔쾌히 달려온 그를 만나, 기부를 대하는 그만의 철학을 들어보았습니다.

‘아이와 청년에게 닿는 기부’를 찾다가 시작된 인연

손정락 후원회원이 처음 기부를 시작한 시기는 개인적으로 큰 변화를 겪던 때였습니다. 가족과의 관계, 아이의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은 ‘아이’와 ‘청년’에게로 향했다고 합니다.
“한부모 가정, 아픈 아이, 경제적 이유로 갈라서는 부모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됐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흔들리는 건 결국 아이들이더라고요. ‘이 돈이 조금이라도 그런 아이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어린이와 청년을 지원하는 단체들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사회연대은행을 발견했고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한 곳에 크게가 아니라, 여러 곳에 조금씩 나누는 기부

대부분의 후원자가 한 영역에 집중해 기부하는 것과 달리, 손정락 후원회원은 여러 대상에 나누어 기부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영역이 한 군데로 끝나지 않더라고요. 아이, 청년, 소상공인, 금융위기가구. 시간이 지나면 결국 서로 연결된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금액을 정하는 과정도 그의 기부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1만원을 할까, 2만원을 할까 계속 고민하다가, 그냥 고민 자체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모든 항목에 최소 금액씩 넣고, 그걸 꾸준히 유지하고 늘려 나가자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단번에 큰 금액을 내기보다 여러 방향으로 작은 금액이 꾸준히 흐르는것. 이것이 손정락 후원회원이 선택한 기부입니다.
“기부를 통해 하루를 돌아봅니다.”

손정락 후원회원은 자신을 딱히 큰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대신 삶의 여유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출금 알림이 오면 잠깐이라도 멈춰서 생각하게 돼요. 오늘 나는 어떻게 살았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하루였나. 비싼 장비를 사는 취미는 한 번 시작하면 더 좋은 걸 바라게 되는데, 기부는 제가 정한 선 안에서 꾸준히 할 수 있으면서도 만족감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기부를 ‘가심비 좋은 취미’ 라고 부릅니다.”
그는 기부를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면서,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반복된 작은 실천들이 가져다 주는 만족과 보람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제가 갈 수 없는 곳에, 제 후원금이 먼저 가는 느낌이 좋아요”

손정락 후원회원은 스스로의 역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제가 직접 현장에서 돕지 못해도, 누군가는 그 일을 하고 있잖아요. 출금 알림이 뜨면 ‘오늘도 내가 가지 못한 곳에 후원금이 닿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공무원으로 일하며 예산과 기금의 흐름을 자주 들여다보는 그는, 특히 사회연대은행의 금융을 활용한 지원 방식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지 않고, 자립한 사람이 상환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를 돕게 되는 구조가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기부란 ‘좋은 자존심’, 꾸준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크게 준비해서 한 번에 하는 기부가 아니라도 괜찮아요.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작게, 그러나 꾸준히 하는 기부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정락 후원회원에게 기부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좋은 자존심’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누군가와 연결되는 시간이 쌓이면서 기부는 그의 삶을 조용히 지탱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루틴이 되었습니다.
작은 금액이 여러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은, 한 사람이 만든 흐름이 결국 여러 사람의 일상을 바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회연대은행은 손정락 후원회원의 이 꾸준한 흐름이 더 많은 삶을 움직일 수 있도록 사회적 금융을 통한 안전망을 지속해서 넓혀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