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환이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선순환 금융, [인천지역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사례]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인천 영종도 운서동에서 15년째 양갈비를 운영하는 민원기 대표, 그리고 논현동 골목에서 재봉 공방과 두피샵을 함께 꾸려가는 박영주 대표.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도 가게 문을 엽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사회연대은행이 함께 운영하는 ‘인천지역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대출사업(이하 ‘인국공’)’은 이 두 곳에 닿았고, 두 사람은 2023년 8월 대출을 받아 2026년 2월에 모두 성실히 상환을 마쳤습니다.
인국공 사업은 무이자 500만 원을 인천 지역 저소득 소상공인에게 대출 방식으로 지원합니다. 무상이 아닌 대출로 설계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갚은 돈이 다시 재원이 되어 다음 사람에게 닿는 구조, 선순환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사회연대은행이 코로나 시기인 2020년에 1차 대출사업을 진행하였으며, 1차 대출 참여자들의 상환금이 모여 2023년 8월, 2차 대출사업의 재원이 됐고, 두 사람은 그 2차 사업의 참여자들입니다.
이들이 성실히 갚아낸 상환금은 머지않아 또 다른 인천의 소상공인에게 닿을 것입니다.
수급이 흔들리던 날
미쓰양갈비의 문을 열자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터뷰이 민원기 대표의 아내인 손경미 대표는 그날도 직접 손질한 재료들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영업 시작 전임에도 주방은 이미 단정하게 정비돼 있었고, 직접 만든 샐러드와 피클, 손수 볶은 완도 땅콩까지 반찬 준비도 꼼꼼하게 마무리돼 있었습니다. “사서 쓰는 게 하나도 없어요. 소스부터 밑반찬까지 다 저희가 만들어요.”
미쓰양갈비가 영종도에 자리를 잡은 건 15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족발집이었습니다. 민대표가 외국 항공사 지점장으로 일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회사가 문을 닫자, 후배의 권유로 아내와 함께 창업에 나섰습니다. 3년 만에 양고기로 메뉴를 바꿨고, 울산과 경기도의 수입 업체를 직접 발로 뛰어 비교하고 블라인드 시식까지 거쳐 골라낸 공급 업체와 15년째 거래를 이어왔습니다.

그 신뢰의 고리를 코로나19가 흔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거래해 온 공급 업체가 수급 축소를 이유로 납품을 끊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소개받은 새 업체는 선(先) 보증금을 요구했고, 납품 일정도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현금이 없으면 물건을 안 내준다는 거예요. 밀리면 바로 전화가 왔고, 물건을 직접 가지러 가야 했는데 매번 기다려야 했어요.” 15년을 쌓아온 가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더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로 옮길 기회가 생겼지만 초기 보증금이 필요했습니다. “돈을 알아보고 있던 차에 이 사업이 있었어요.” 마침, 인터넷 검색으로 인국공 대출사업을 찾아냈습니다.
숨통이 트이던 날
인천 논현동 골목, 박영주 대표의 하루는 두 개의 작업대 사이에서 이어집니다. 예약이 있는 시간엔 두피샵에서, 예약이 없는 시간엔 옆 작업실에서 재봉틀 소리가 납니다. 15년 넘게 해온 재봉 일과, 3년의 준비 끝에 1년 반 전 오픈한 두피샵입니다.
재봉 시장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개인 공방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새로운 수입원을 찾던 중 두피 케어 시장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고, 미용 종합 자격증과 탈모·발모 협회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마침 공간이 나왔고 계약을 했지만, 인테리어 비용이 예산의 두 배를 넘겼습니다. 재봉 쪽 원단과 부자재 자금도 바닥났고, 임대료도 밀려 있었습니다.

제도권 금융의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건 거절이었습니다. “은행 가면 서류도 많지만 사람이 주눅 드는 게 있어요. 소상공인들은 매출표를 보여줄 수가 없거든요. 갔다 오면 소주 한 잔 찾게 돼요.”
박영주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급한 불은 껐지만 이자를 감당하느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지인을 통해 사회연대은행 인국공 대출사업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대출금 500만 원은 밀린 임대료와 원단·부자재 구입에 쓰였습니다. “그게 해결되고 나니까 다시 재봉을 마주볼 수 있게 됐어요.” 힘들 때는 쳐다보기도 싫었던 재봉틀이, 숨통이 트이자 다시 도전의 도구로 보였습니다.
500만 원 이후
미쓰양갈비는 원재료 수급이 안정되자 이후가 달라졌습니다. 민대표는 “메인이 안정되니까 밑반찬 연구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아내의 미각으로 빚어낸 직접 만든 반찬들이 식탁을 채우기 시작했고, 단골들이 돌아왔습니다. “양갈비 집에선 보통 반찬이 없는데, 저희는 다 직접 만들어서 드리니까 ‘믿을 만한 집’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손대표는 그 변화를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라고 요약했습니다. “간지러울 때 딱 긁어주는 돈이에요.” 박대표가 덧붙였습니다.

박영주 대표의 두피샵은 예약제로 안착했고, 회원권 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습니다. 예약이 없는 시간에는 재봉 주문이 빈자리를 채웁니다. “재봉만 갖고 있었더라면 1년 반 동안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두 개를 같이 하니까 한쪽이 흔들려도 버틸 수 있었어요.”

상환을 마치기까지
미쓰양갈비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손대표는 자동이체를 설정하고 납기일마다 빠짐없이 납부했습니다. “갚겠다는 의지요? 당연히 갚아야죠.” 만기에 성실상환 인센티브로 돌아온 50만 원은 예상 밖의 선물이었습니다. “이자를 내는 게 아니라 거꾸로 받는다는 게 굉장히 큰 거예요. 40·50대 식당 사장님들은 목숨 걸고 갚으려고 해요. 그분들한테 50만 원은 정말 크죠.”
박영주 대표는 일주일 단위로 수입 목표를 잡고, 재봉 주문과 두피샵 예약을 맞춰가며 4주를 채웠습니다. 계획이 밀리면 밤을 새웠고, 가게 뒷골목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일상 속에서도 상환 루틴만큼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흐르는 돈
두 사람이 참여한 2차 사업의 재원은 1차 참여자들의 상환금이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회공헌 기금을 사회연대은행에 기부하고, 사회연대은행이 이를 소상공인 대출 재원으로 운용합니다. 상환된 원금은 다시 다음 사업의 재원이 됩니다. 공공이 지역 상생을 위해 설계한 이 순환 구조는, 지원금이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흐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구조를 설명하자 민대표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습니다. “그러면 더 열심히 갚아야 되겠네요.”

박영주 대표는 3년전 신청 당시 신청서에 안내된 내용을 어렴풋이 기억해내고는 말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제가 받을 수 있었던 거네요. 몰랐는데, 알고 나니까 더 잘 갚길 잘했다 싶어요. 500만 원을 누가 그냥 주겠어요. 근데 이렇게 자금이 돌고 또 다른 사람한테 가면, 나처럼 힘든 사람한테 진짜 삶의 희망이 될 수 있잖아요.”

미쓰양갈비 민원기 대표는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신선한 양갈비를 직접 공수하고, 숯 연기가 스민 가게 구석구석을 꼼꼼히 닦아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영업이 끝난 뒤에는 틈틈이 방역 일도 병행합니다. 박영주 대표의 하루도 쉬이 끝나지 않습니다. 오전엔 재봉틀 앞에서 주문 제작을 소화하고, 오후엔 두피샵 예약 손님을 맞습니다. 두 개의 작업대 사이를 오가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 됐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꾸려가면서도, 두 사람 모두 상환을 끝까지 완주했습니다. 빠듯한 일상 속에서 기한을 지켜준 이들의 성실함이 이 기금을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두 분의 완주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 사람이 성실히 갚아낸 상환금은, 머지않아 인천 어딘가의 또 다른 가게에서 새로운 시작의 밑천이 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사회연대은행 「인천지역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대출사업」 2차 사업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 사회연대은행의 또 다른 지원사업이 궁금하다면?
👉[사회연대은행 소상공인 지원사업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