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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소셜 프랜차이즈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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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함께 창업하는 시대

우리는 지금 창업 패러다임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그동안 창업은 개인의 용기와 역량에 의존하는 ‘외로운 도전’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연간 100만 개소가 넘는 소상공인이 폐업하는 현실 속에서,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제 창업은 ‘개인의 성공’에서 ‘사회의 변화’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단독’에서 ‘연대’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셜 프랜차이즈라는 새로운 창업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소상공인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비율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OECD 회원국 중 6위에 해당하며, G7 국가들의 평균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높은 자영업자 비중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고용 경직성에서 비롯됩니다. 안정적인 임금 근로 일자리의 부족과 퇴직 후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자영업 창업이 유일한 소득 창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낮은 수익성과 높은 폐업률이라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2023년에는 98만6천개소, 2024년에는 100만8천개소가 폐업해 IMF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의 경험과 새로운 모색

사회연대은행은 20여 년간 3,800여 건의 창업자금지원과 6,700여 건의 소상공인 성장지원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높은 자영업 비율과 폐업율 증가를 마주할 때 마다, 저소득, 저신용 등 개인적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에게 창업을 통한 자립이 과연 가능할지 늘 자문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알게 된 것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많은 분들에게는 창업이 유일한 자립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본인의 작은 사업체를 일구어 가는 과정을 통해 다시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게 된 분들을 만나왔습니다. 경제적 자립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사례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의미 있는 성과들을 바탕으로,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창업 지원 방식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위기관리 능력이나 경험의 부족, 낮은 신용상태 등으로 상대적으로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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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프랜차이즈, 주목받는 대안 모델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 ‘호혜적 창업 환경’에 주목해봅니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과 컨설팅,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더 협력적으로 창업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 말입니다.

‘소셜 프랜차이즈’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의미 있는 모델입니다. 기존 프랜차이즈가 본사 중심의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면, 소셜 프랜차이즈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가맹점주의 성공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국내 최초로 2013년 직영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직원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며 ‘사람중심의 기업’이라는 미션을 천명한 해피브릿지(HB) 협동조합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 합니다. 이들은 최근 ‘국수나무’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안정적이고 호혜적 조건의 ‘청년38국수’ 소셜 프랜차이즈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다양한 창업 지원 시도들

사회연대은행 역시 기업과 협력하여 다양한 소셜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 2016년 이마트24 협력 : 편의점 창업 시 창업자금 지원, 가맹비 면제, 초기 운영 안정화 자금 지원으로 다문화 여성가장을 포함해 3호점까지 지원
  • 2018년 멕시카나 협력 : 취약계층을 위한 창업아이템 개발 및 창업기금 연계로 현재까지 10호점 창업 지원
  • 먼슬리키친 협력 : 공유주방형 푸드코트 MONKI 플랫폼에서 창업자금, 컨설팅, 창업공간 및 설비집기 지원
  • 두나무 취창업 프로젝트 : 자립준비청년 대상 외식업 인턴십 기회 제공 및 무이자 창업자금 대출지원

또한 사회연대은행은 2024년 예비창업자 분들을 위한 자체 창업지원프로그램인 ‘함께온기금’을 런칭하고, 창업을 희망하는 저소득, 저신용 계층이 좀 더 안정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협력적 창업 생태계의 필요성

현재 정부는 무분별한 창업을 막기 위한 인턴십 제도, 집중 교육 및 지원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팝업, 샵인샵 등 실험적 형태의 창업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소셜 비즈니스도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점점 치열해지는 창업 시장에서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창업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체계적 사전 준비: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한 아이템 및 기업가 정신 교육, 관련 업종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사전 준비
  • 실질적 지식 습득: 정부나 지자체의 창업사관학교, 경영아카데미 등을 활용한 사업계획 수립, 재무관리, 마케팅, 세무 등의 지식 습득
  • 협력적 파트너십: 소셜 프랜차이즈, 사회적기업, 비영리기관 등 선한 영향력을 가진 기관과의 적극적 협력

특히, 취약계층의 자립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사회적금융 기관으로서, 창업에 있어서 아이템과 상권의 경쟁력이 아닌, 생존을 위해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상생적 창업 협력 모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집합적 임팩트를 향한 새로운 여정

사회연대은행은 지난 22년간의 취약계층 자립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 공급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적 금융 모델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사회의 다양한 지원 주체들과 연대하여 ‘집합적인 임팩트’를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회적 금융의 새로운 창업지원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개인의 성공을 넘어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창업, 혼자가 아닌 함께,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창업 생태계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글 : 안준상 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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