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은행, 큰 금융

스토리

“청년들이 누려야 할 것을 먼저 챙깁니다”

두나무 넥스트 드림 재무 컨설턴트 강수도 님 인터뷰

[개인 대출 사업 기획기사 ④]

앞서 기사를 통해 두나무 넥스트 드림 사업의 관계금융적 의의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청년들을 만나온 현장의 목소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6개월 동안 매달 청년들과 마주 앉아 지출 내역을 함께 들여다보고, 작은 변화를 격려해온 컨설턴트의 활동에는 관계금융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신뢰가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통계로는 드러나지 않는 청년들의 구체적인 어려움, 그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견한 금융 습관 형성의 디테일,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컨설팅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듣기 위해 재무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강수도 님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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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뷰 중인 두나무 넥스트 드림 강수도 재무 컨설턴트

강수도 컨설턴트는 2023년부터 두나무 넥스트 드림 사업에서 청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강수도 컨설턴트가 재무상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년 넘게 근무했던 유제품 제조·판매 업체에서 인사노무팀장으로 일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노조원들 중 적지 않은 수입에도 지출관리 소홀로 급여가 압류되는 직원들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고 하는 강수도 님. 퇴직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하고, 노사발전재단의 소개로 재무상담 관련 교육과 실제 상담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연대은행의 ‘시니어브리지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으며 재무관리 교육과 상담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공인신용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한국공인신용상담사회 소속으로 사회연대은행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1세, 29세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한 강수도 님은 청년들과 만나며 자신의 아들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Q. 청년들을 만나보니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던가요?

무엇보다 근본적인 어려움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최저임금 수준에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한 자산 축적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이혼, 사별 등으로 가족의 지원을 못받거나, 독립하고 오히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Q. 이전 세대와 청년 세대의 부채 상황,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전에 컨설팅을 진행했던 분들은 고도 성장기에 살았기 때문에 수입은 어렵지 않은데 우발적 소비, 과다한 병원비 같은 게 문제였다면, 지금의 청년들은 제한된 취업 기회와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발생하는 어려움 때문에 부채를 갖게 된, 출발부터가 다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돈 쓰기 쉬운 사회이죠. 각종 카드, 간편 결제, 온라인 쇼핑, 주식 투자, 코인까지 돈을 쓰기 쉬운 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서, 적절한 금융 교육으로 제어가 되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세대는 그래도 ‘오늘은 어려워도 내일은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의 청년들은 당장 내일의 직장 생활이 불분명하죠. 내년 재계약도 불안하고요.

Q.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자 하셨나요?

신용회복 중인 사람들은 장기간 변제를 해야 하는 심리적 위축과 함께 죄책감을 크게 느낍니다. 특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와 심지어 ‘사회에 부담을 주었다’는 자기비판까지 하게 됩니다. 그래서 “신용회복지원제도는 빚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이므로 죄책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음을 설명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 위축감이나 죄책감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는 게 재무 컨설팅보다 더 중요하고 오히려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Q. 청년들에게 지출을 줄이라는 조언을 많이 하나요?

소비문제에 있어서 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는 편입니다. 문화·여가·경조사비 비중을 많이 봅니다. 그러다 보면 사람 만나는 비용이 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경제적인 이유로 친구들 만나는 걸 줄이게 되고요.

어떤 친구는 미술관에 친구랑 가서 보면 좋았는데, 부채를 안게 된 뒤부터 혼자 가서 보니 ‘내가 뭐 하는 일인가’ 싶더래요. 현타가 오고 자괴감에 시달렸다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문화여가 부분을 강조합니다. “이 경제적 어려움은 조만간 극복이 될 거다. 아직 당신은 젊으니까 20대, 30대 때만 누릴 수 있는 이런 인간관계를 포기해 버리면 나중에 너무 큰 손실이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해줬습니다. 지출 장려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Q. 차량이나 주거비 같은 고정 지출은 어떻게 다루시나요?

가급적 현 상태를 존중해 주는 상담을 하려고 합니다. 차가 이미 있는 사람에게 “차가 꼭 필요한가”를 묻기보다는, 대부분 500만 원 정도 내외 중고차이기 때문에 그들 나름대로 잘 절약해서 그 상태에서 어떻게 꾸려갈까를 함께 고민합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상태를 존중해 주지 않으면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기 어려워요.

Q. 문화여가비 외에 중요하게 보시는 지출 항목이 있나요?

의료비하고 가족 관계 지출입니다. 가족 관계 지출을 통해서 이 사람이 가족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돈의 흐름을 보며 가족과의 유대 정도를 알 수 있고, 이번 명절 때 할머니께 용돈을 드렸다고 적어놓은 걸 보면 ‘관계가 회복되고 있구나’ 싶습니다.

의료 지출도 자세히 봅니다. 젊으니까 아파도 병원에 잘 안 가는 경우가 많은데, 경제적 안전망에 취약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합니다. 실비보험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안전망이 약한 상태에서는 챙기라고 조언합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지출 비용도 꽤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것만 줄여도 재무구조 개선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게 그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준다고 하면 어느 정도 포용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Q. 청년들이 가계부를 잘 작성하나요?

요즘에는 가계부 앱도 잘 나오고 있어서, 잘하는 청년들도 있지만, 용어 자체를 낯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목 분류를 잘못해 오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경우 어디에 분류되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그냥 기록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격려합니다.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다. 내 아내도 잘 못한다’라고 하면서요. 뭔가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Q. 컨설팅 과정에서 청년들의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처음엔 재무 컨설팅이 도움이 될까 의심하거나 보험 판매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출 관리를 통해 본인의 재무상태가 개선될 여지가 있음을 확인하거나, 모르고 있던 각종 지원제도를 소개받으면서 컨설팅에 임하는 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청년들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지금 내 빚을 금방 풀 수 있겠네’라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극적인 경우이고, 저 역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Q. 인상 깊었던 청년이 있나요?

프랜차이즈 카페에 근무하면서 웹소설을 쓰고 있는 청년이 생각납니다. 2회차 상담 때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조용히 흐느끼는 겁니다. “그동안 자신의 상황이 창피하고 부끄러워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털어놓았다”라고 하더군요. 청년의 마음이 활짝 열리니 이후 상담은 그 어느 때보다 잘 진행되었고, 종료 후에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커피쿠폰까지 보내왔습니다. 다른 청년들과의 상담 때 사용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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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뷰 중인 강수도 재무 컨설턴트

Q.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라고 느끼시나요?

비교적 저소득으로 신용회복 중인 청년들이다 보니 당장은 채무상환 부담 완화, 가용소득 증대 등의 경제적 측면이 필요하겠지만, 상담을 거듭할수록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넘어 청년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소비습관 개선, 지출관리, 재무목표 설정 등 실질적인 재무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지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신용회복위원회 같은 기관의 역할입니다. 신용회복이라고 하면 꼭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가야 되는 걸로 되는데, 누구나 가서 내 금융 복지 또는 금융에 대한 문제, 재무적인 문제를 상담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금융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고,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영역이라는 걸 심어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두나무 넥스트 드림 사업이 갖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무엇보다 두나무 넥스트 드림 사업이 갖는 장점은 장기와 단기 투트랙 지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생활비 지원을 통해 채무상환 및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고, 재무컨설팅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올바른 금융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금액적으로는 20만 원이 애매할 수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20만 원 돈의 가치가 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지원을 통해 ‘나 같은 상황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구나’, ‘이렇게 지원해 주는 기관이 있다’는 점을 느끼게되는 것 같습니다. 또 드물게는 ‘사회가 아직도 내가 살 만한 곳이라는 걸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게 중요한 겁니다.

Q. 청년들을 만나며 선생님의 삶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31살, 29살의 두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 나이가 63살인데, 두 아들을 키우는 경험을 통해 청년들을 보는 시각을 훈련할 수 있고, 또한 청년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 아들들의 고민을 이해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Q. 청년들에게 어떤 어른이고 싶으신가요?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과거를 말하지 말고 오늘을 이야기하자’입니다. 제가 속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획일적 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고도 성장기를 지나오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것을 당연시 여겨왔습니다.

반면 오늘날은 개성이 중시되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지만 ‘내일’에 대한 불안은 커지기만 합니다. 이렇게 너무도 다른 성장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함부로 과거의 경험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들이 처한 오늘의 현실에 귀 기울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나 때는…’ 이런 얘기는 전혀 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줍지않게 청년처럼 쿨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고, 약속 잘 지키고 매너 잘 지키는, 겸손한 어른으로 남으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수년간 컨설팅을 지속하면서 저도 제 역량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과거의 청년들에게는 지금보다 부족한 컨설턴트였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훨씬 많은 여러분들입니다. 몸이 보내오는 작은 신호를 놓치거나 무시하지 마시고 꾸준히 건강관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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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수도 재무 컨설턴트

강수도 컨설턴트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청년들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려는 그의 목소리에는 청년들을 향한 믿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매 달 20만 원의 생활비 지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같은 상황에서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구나’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시선에는, 청년들이 회복해야 할 것이 단지 재무 상태가 아니라 자존감과 희망이라는 깊은 이해가 있었습니다.

63세 컨설턴트와 20-30대 청년들의 만남. 그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 금융의 가능성 속에서, 청년들은 조금씩 다시 일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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