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작은 카페들이 모인 골목, 버건디 색상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티브 커피 하우스’에서 하청비 대표를 만났습니다. 하청비 대표는 2020년 코리아 커피 인 굿스피릿 챔피언이자 청년 커피랩 5기 출신으로, 현재 ‘음료 연구소’라는 컨셉으로 연남동에서 티브 커피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 10년, 나만의 색을 찾아 나선 길
10년 넘게 바리스타로 일하며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색깔을 발견해 온 하청비 대표의 카페 창업 여정은 독특합니다. “바에서 일하다 보면 자기 취향과 컨셉이 명확해질 수밖에 없어요. 사장님이 추구하는 것과 내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일하면서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 이런 카페를 좋아한다’는 색깔이 더 명확해졌죠.” 스물 아홉에 바리스타 챔피언이 된 후, “그다음은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료 연구소, 티브

“티브 커피 하우스는 어떤 맛이나 재료 간의 조합으로 사람들에게 한 잔의 음료로 특별한 맛의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예요. 손님들이 한 잔 먹어보고 ‘너무 신기하다, 너무 맛있다,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다’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죠.”
하청비 대표의 음료 개발은 주로 일상의 재료를 관찰하고 음미하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바밤바 아이스크림에 청사과가 들어간다는 걸 아세요? 그 새콤한 맛이 청사과 향 때문이에요. 죠스바의 혀를 검게 만드는 것도 오렌지 향이고요.”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면 습관처럼 성분표를 확인하며 재료 간 조합이 만들어내는 맛을 예측하고, 잔을 보면 어떤 비주얼의 음료를 담을지 상상하게 된다는 하청비 대표의 일상은 티브 커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연남동,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의 공간
연남동이라는 입지 선택도 치밀하게 고민한 선택이었습니다.
“저희의 타겟층은 명확했어요. 20-30대 여성분들 중에서도 트렌드를 빠르게 소비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 그런 분들이 시작점이 되어야 입소문이 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성수, 서촌, 연남동을 후보지로 놓고 비교하며, 확보한 자금과 운영 규모를 고려하여 연남동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성수는 비용을 더 많이 투자해야하는 리스크가 있었고, 서촌은 매물이 잘 안 나오고 평수가 너무 작더라고요. 연남동에서 이 공간을 봤는데 구조가 너무 특이했어요. 저희가 공간에 특별함을 주려고 했는데 딱 맞았죠.”
청년 커피랩, 창업 준비를 위한 실전 찬스
청년 커피랩에 대한 하 대표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습니다.
“바리스타로서 카페 창업이 조금 막연하거든요. 자본도 필요하고, 업계에 오래 있다 보면 시스템을 알고 있어서 더 고민하게 되죠. 청년 커피랩은 창업 전에 실제 운영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창업 준비에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수익 면에서도 창업 자금을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됐고요.” 하청비 대표는 청년 커피랩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한 참가자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최고 매출을 찍었는데, 그 이후로 기록이 아직 깨지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코로나 집합 금지 명령이 풀리는 시기였고, 센트럴시티 직원분들도 1년 내내 오셔서 점심 테이크아웃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덕분인 것 같아요.”

청년 커피랩을 운영하며 흥미로운 발견과 교훈도 있었다고 합니다. “기수마다 단골분들이 완전히 바뀌어요. 4기 때는 카푸치노가 메인이었고 연령대가 조금 높은 분들이 많았는데, 저희는 새로운 음료 컨셉을 갖고 있는 카페라 카푸치노를 메뉴에 넣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한 달 정도 운영을 하다 보니 젊은 층이 주 고객이 됐죠. 메뉴가 바뀌면 고객층도 바뀐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 커피랩과 함께한 창업 준비, 큰 그림을 그리다
청년 커피랩 종료 후 실제 창업까지는 8개월이 걸렸습니다. “청년 커피랩이 1년 안에 오픈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고, 봄에 시작하는 느낌이 좋을 것 같아서 4월에 오픈했어요.”
가장 큰 도전은 서울 진출 자체였습니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천안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그에게 서울에서 창업은 일종의 모험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서울 매장 창업 자체가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어요. 주변에서 말리는 분들도 많았고요. 하지만 ‘브랜드 확장을 위해서는 서울에서 오픈해야 한다’는 어떤 확신이 있었어요. 서울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까요.”
처음에는 12~15평 정도의 작은 매장을 계획했지만, 결국 31평이 넘는 공간 규모로 결정했습니다. “명확하게 브랜드를 구축하고 하다 보니,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특정 정도 이상의 규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다면 큰 규모로 가자!”

티브 커피 브랜드 확장을 위해
“손님들이 ‘맛있는 음료’라고 평가해 주시고, ‘공간 소품 하나하나에 이유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해 주실 때 가장 기분 좋죠. 맛과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고심해서 직접 세팅해 놓은 것들인데 그것을 알아봐 주는 손님들을 만날 때 보람이 큽니다.”
관광객 중심의 유동 인구가 많은 연남동의 특성상 단골층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는 하청비 대표는 맛에 대한 차별화 전략으로 운영 목표를 차근히 달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매장 운영만 하는 전략은 아니었어요.” 하 대표의 비전은 카페 매장 운영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카페 운영 외에도 메뉴 컨설팅, 바리스타 교육, 원두 납품 등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티브 커피를 알리기 위해 외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촬영도 최대한 응하려고 해요. 일반인들에게 소개가 되어야 알고 오시니까요. 팝업 행사나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고요. 저희 공간이 나뉘어져 있으니까, 공간별로 팝업이나 마켓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5년 후 비전에 대해서도 브랜드 확장이 우선이라고 이야기하는 하청비 대표. 최근 백화점 입점 제의도 들어오고 있어서 브랜드 확장을 위한 다음 스텝을 구상하는 중입니다.
커피 외에도 소품, 생활용품 등 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하청비 대표는 먼 미래에는 티브 커피 브랜드를 기반으로 디자인 소품 등 사업 아이템을 확장해 나간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10년의 바리스타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에 대한 감각을 쌓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온 하청비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일만 시간의 법칙이 떠올랐습니다. 포화된 카페 시장에서 생존 비법이란 다름이 아닌, 바리스타로서 자부심과 맛을 개발하고 이를 알려내는 꾸준함에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특별하고 맛있는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곳, 티브 커피하우스의 힘찬 행보를 기대하고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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