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적 금융의 뿌리, [사회연대은행 마이크로크레딧]이 걸어온 역사와 출발점을 돌아봅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②] 금융이 외면한 자리에서 1 2003 마이크로크레딧 첫 사업](https://www.bss.or.kr/wp-content/uploads/2026/03/2003-마이크로크레딧-첫-사업.jpg)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대규모 실업과 금융 양극화를 경험했습니다.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워졌고, 생계형 신용불량자 양산 등 금융 소외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절, 복지 전문가와 금융 전문가, 자활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질문을 꺼냈습니다.
“담보도 신용도 없는 사람에게, 금융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가.”
이 질문이 2003년 사회연대은행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미국 ACCION이 라틴아메리카 도시 빈민을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시작한 것이 1960년대, 방글라데시 그라민뱅크가 고리대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브라 마을 빈민 42명에게 27달러를 무담보로 빌려준 것이 1976년이었습니다. 이들의 출발점은 하나였습니다. “금융 시스템이 닿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먼저 다가갈 것인가.” 담보 없이 소액을 대출해 빈곤층의 자립을 돕는 이 방식, 즉 마이크로크레딧은 이후 전 세계 사회적금융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②] 금융이 외면한 자리에서 2 the International Year of Microcredit 2005](https://www.bss.or.kr/wp-content/uploads/2026/03/the-International-Year-of-Microcredit-2005.jpg)
사회연대은행은 2003년 바로 그 질문을 한국에서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마이크로크레딧 대상은 여성 가장들이었습니다. 담보도 보증인도 없었지만 작은 가게 하나를 꾸려 아이들과 새 삶을 시작하고 싶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심사는 신용등급 대신 그 사람의 이야기와 가능성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가게들 중 일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②] 금융이 외면한 자리에서 3 2003 함께 4 sm](https://www.bss.or.kr/wp-content/uploads/2026/03/2003_함께-4_sm.jpg)
이후 사회연대은행은 전국 마이크로크레딧 기관에 기술을 전수하고, 공공 재원인 휴면예금을 소액 금융 재원으로 활용하는 입법 활동에 참여하며 한국 마이크로크레딧 생태계를 넓혀갔습니다. 2008년에는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을 처음 시작하며 개인을 넘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으로 지원의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②] 금융이 외면한 자리에서 4 20250701 사회적기업의 날 장관상 수상사회적기업 협업 우수기관 장관표창 함께만드는세상](https://www.bss.or.kr/wp-content/uploads/2026/03/20250701_사회적기업의-날-장관상-수상사회적기업-협업-우수기관-장관표창_함께만드는세상.jpg)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후 청년 부채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감당해야만하는 청년이 늘어났고, 2012년 사회연대은행은 이 현실에 응답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대학생 학자금 부채상환 지원사업이었습니다. 당시 사업에 참여한 한 청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루 벌어 이자를 내고 나면 눈앞에 있는 것밖에 안 보였는데, 지원을 받고 나서야 한 발 두 발 앞을 내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3년 뒤 대출을 모두 갚은 그는 지금 후원회원으로 사회연대은행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업의 상환금은 다음 사람을 위한 씨앗이 됐습니다. 2019년 청년통합지원센터 알파라운드가 그 상환금을 재원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②] 금융이 외면한 자리에서 5 알파라운드 개관 2019 1128 ASC 9872 sm](https://www.bss.or.kr/wp-content/uploads/2026/03/알파라운드-개관_2019_1128_ASC_9872_sm.jpg)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긴급 금융 지원이 필요해진 경기도 소재 7등급 이하 극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지원사업을 수행했습니다. 실직하거나 폐업한 자영업 가정을 위한 긴급생계비 지원과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대출·무상 지원도 병행했습니다. 제도권 금융이 가장 먼저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응답하는 방식은 위기 상황에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1년부터는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기업·정부·전문기관의 민관 협력 모델로, BY LOCAL 청년희망터 사업을 통해 청년이 지역 문제 해결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금융 지원을 넘어 지역 생태계 자체를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확장된 것입니다.
대출이 관계가 되고, 관계가 공간이 되고, 공간이 다시 사람을 품는 과정. 23년의 역사는 그렇게 이어져 왔습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②] 금융이 외면한 자리에서 6 2023 0523 지역 청년 상생을 위한 민관협력방안모색 심포지엄 DSC9479 sm](https://www.bss.or.kr/wp-content/uploads/2026/03/2023_0523_지역-청년-상생을-위한-민관협력방안모색-심포지엄_DSC9479_sm.jpg)
오늘날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Filer)는 약 1,239만 명, 국민 4명 중 1명입니다. (금융위원회, 2026년 1월) 39세 이하 청년 다중채무자는 약 136만 명에 달합니다. (NICE평가정보, 2024년 3분기) 숫자는 달라졌지만 질문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금융 시스템이 응답하지 못하는 자리에서, 금융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가..”
2003년 처음 이 질문을 꺼낸 사람들이 있었고, 사회연대은행은 그 질문과 함께 23년을 걸어왔습니다.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논의가 뜨거운 지금, 이 질문이 그 논의 안에서 자리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금융 소외를 겪는 개인에게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에게도 금융이 먼저 손을 내미는 구조 — 관계금융의 자리가 이 생태계 안에 마련되어야 합니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①] 안준상 상임이사 기고 :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시대, 사회연대금융이 답해야 할 것들
[사회연대금융 기획 ③] 하이로컬이천, 사회연대금융이 지역을 만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