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은행 자립준비청년 금융지원사업, [신용 Step-Up 멘티 조현수] 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28살 조현수 님은 2024년 신용스텝업에 참여했습니다. 자립한 지 2년 남짓, 지역의 경제교육센터에서 이제 막 일을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사회복지·상담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 현장에서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진로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2021년 12월 자립생활가정에서 퇴소하며 마련해둔 자금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다 써야 했습니다. 이후 다시 일해서 만든 자금도 예기치 않은 지출로 소진됐습니다.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금리 대출을 신청하게 됐고, 신용점수는 600~700점대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두 번 무너지고 나니까 정서적으로 많이 위축이 됐었는데, 이번엔 좀 더 지혜롭게 해보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손에 잡히지 않는 영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용이라는 말이 낯선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막연했습니다.
“신용 점수를 활용하는 나이도 아직 아니다 싶어서 깊이 알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는 6개월, 1년 정도만 잘 지내도 다행이겠다 싶었을 때라서요.”
그때 만난 사업이 신용스텝업이었습니다. 현수 님은 생활비 지원과 재무 멘토링, 그리고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긴급대출지원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소비를 줄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현수 님은 매달 멘토와 만나며 현금 흐름을 점검하고 예산 계획을 세워갔습니다. 이전부터 가계부를 작성하기는 했지만, 가계부를 쓴다고 해도 소비를 파악하는 정도에 그치는 정도였습니다. 멘토는 먼저 예산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지출을 맞춰가도록 함께 점검하는 방식을 권했습니다.
그런데 멘토님의 재무 컨설팅 방향은 생활비 지출 삭감에 있지 않았습니다. 여가나 문화 활동에 쓰는 돈, 지인과의 식사 같은 항목을 줄이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그런 소비가 지금 현수 님에게 중요한 것임을 먼저 짚었습니다.
“그동안은 돈을 모으는 것만 알았지, 잘 쓰는 법을 몰랐던 것 같아요. 멘토님이 저한테 삶의 풍요로움을 위한 소비도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 제 경제관이 좀 확장됐던 것 같습니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방식이었습니다. 현수 님은 그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는 것임을 처음으로 알게됐던 것 같아요.”

“멘토님이라는 귀한 인연을 만났어요”
멘토님은 금융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분으로 매달 한번씩 만나서 회차마다 지금 현수님에게 필요한 사항들을 빼곡하게 준비해오셨습니다. 재무적인 이야기만 나눈 것은 아니었습니다. 진로 고민,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시간을 채웠습니다. 마지막 멘토링 날, 현수 님이 대학원 진학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도 멘토님은 해결책보다는 지지하는 방식으로 함께 고민했습니다. 사업이 끝난 후에도 먼저 안부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좋은 어른을 만나보는 경험 자체가 귀한데, 게다가 관련 직종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셨던 분이 시간을 내어 만나주신다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멘토님의 코칭에 따라 신용을 관리하고, 긴급대출지원으로 고금리 대출을 전환한 뒤에는 신용점수가 빠르게 상승하여 사업이 끝날 무렵에는 800점대로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현수 님이 더 오래 기억하는 건 숫자의 변화보다 그 시간들을 통해 달라진 자립에 대한 감각이었습니다.
“신용 점수가 오를 때 성취감이 있었고, 멘토님이 같이 기뻐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6개월을 내다보던 데서, 5년 단위로 좀 더 먼 미래를 보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책무라고 해야 될까요”
지금 현수 님은 대학원에서 공부를 이어가면서 경제교육센터에서 연구원·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립준비청년 출신 청년들과 함께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의 리더로서 올해에는 지역 내 보호아동을 대상으로 금융 멘토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가 배웠던 것을 나누는 데에서 기쁨을 누린다는 현수 님은 신용상담사 자격증 시험도 앞두고 있습니다.
현수 님은 지역에서 자립준비청년을 만나면 사회연대은행 사업 참여를 꼭 권한다고 했습니다. 주변에서 보아온 청년들 중에는, 퇴소 당시 목돈을 갖고도 소비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 빠르게 소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수 님은 그것이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어떤 친구한테는 장학금 이야기로, 성장을 원하는 친구한테는 제가 변화했던 지점들을 소개해줘요. 하다 보니까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벗어나는 것을 넘어, 자립에 대해 더 넓은 관점을 갖게 된 것. 현수 님에게 신용스텝업은 ‘자립의 지도’를 그리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자립이라는 게 경제적인 위기를 벗어나는 것을 넘어서, 관계라든가 주거, 결혼, 양육 등 생의 장기적인 계획들을 그려내는 것임을 알게됐어요. 그 과정에서 멘토님과 같은 귀한 인연을 만났고, 내면이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신용스텝업 사업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어지는 기사
▶ [신용스텝업 기획기사 ①] 자립준비청년에게 필요한 건 신용입니다 – 관계를 통해 금융역량을 키운 ‘신용 Step-Up’ 1년의 기록
▶ [신용스텝업 기획기사 ③] 신용은 자립의 단단한 기초체력, 금융멘토와 함께 세운 ‘흔들리지 않는 출발선’ – 신용스텝업 참여자 정민지 님의 이야기